기찻길 같은 동행
기찻길 같은 동행
  • 이미숙
  • 승인 2018.01.18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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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대천역 기찻길
보령 대천역 기찻길

삼일동안 내린 폭설로 기차선로가 확연하게 평행선을 드러낸다.

절대 만날 수 없는 두 선은 기차를 편안하게 움직여준다

선로를 바꾸는 경우에도 네 줄의 평행선아래 기차의 여러 바퀴는 리듬을 타며 움직인다.

 

사랑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관계에서도 저런 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부모 자식사이, 형제사이, 친구사이, 등 하다못해 애완동물과의 사이에서도

나름대로의 선을 두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가장 사랑하던 것으로 인한 상처는 없지 않을까

 

너무 많은 것을 공유 하려 하고 나의 모든 것을 무조건 이해 주기 바라는 너는 나라는 소유적인 일체감에

부모와 자식의 패륜성과 부도덕성에 , 사회전반에 널려있는 폭력성 등 하다못해 애완동물에게도

상처를 입고 주고 멀어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사람들은 끓임 없이 또 다른 관계를 찾는 오류를 범한다.

 

평행선에서 나누는 가치관은 서로 다를 수 있다 ,

그것을 틀리다고 매도하고 그러기에 같이 할 수 없다는 인식은 인간관계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같은 방향을 쳐다볼 수 있는 지인이 내게 많다면

그리 실패한 인생은 아닐 거란 생각에 나의 주소록을 뒤져본다.

나와 평행선으로 우정 과 사랑을 나누는 이가 얼마나 될까!

난 또 어느 곳에서 어느 선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을까?

 

나하고 연결 지어 있는 사람의 무리가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갈 수는 없다 

상행선 , 하행선의 기차는 평행선로에 올라 목적지를 향해 어김없이 달려간다.

출발한 곳으로 왕복이라는 방법으로 돌아와 주기도 한다.

같은 방향의 선로를 합치어 놓으면 기차는 움직이질 못한다. 또한

다른 방향의 선로를 이어놓지 못하면 기차는 돌아오지 못한다.

 

너와 나 사이

서로를 존중하며 다르다와 틀리다는 것에 확실히 선을 긋고  발걸음을 맟추어

동행한다면 분명 같은 뜻을 이루는 동지가 될 것이며

또 다른 출발점을 찾아 돌아오는 길조차도 동행자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서로 한곳을 바라보면서도 적당한 간격으로 함께 가는 인연이 많아진다면

사람들이 만드는 이 세상이 더 풍요롭고 안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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