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자질이 부족하면 회사가 위태롭다
리더의 자질이 부족하면 회사가 위태롭다
  • C&C영상뉴스
  • 승인 2019.11.0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도일보 보령본부장]
[중도일보 보령본부장]

충남은 국내 석탄화력 60기 가운데 30기가 모여 있는 대기오염물질 발생 천국이다.

특히 사용 기간이 35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소인 보령 1·2호기를 비롯 20년 이상 석탄화력이 자그마치 14기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정부가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의 2020년 12월 조기 폐쇄를 확정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지난 1월부터 테스크포스팀을 운영하는 등 노후 석탄화력 조기 폐쇄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노후 석탄화력 조기 폐쇄 시 당장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법에 따라 보령시와 중부발전이 함께 발전소 주변지역에 지원하는 돈이 약 7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보령주민들의 반응은 의외다. 오히려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중부발전은 지난 2015년 5월 경 보령에 본사를 옮긴 후 보령지역에 한 일은 뭐가 있냐며 반문한다. 그동안 중부발전이 보령지역에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해답인 셈이다.

특히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마저도 본인들이 주는 것처럼 생색을 내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은 '꼴값'으로 치부한다.

화력발전소들이 밀집된 당진·태안·보령·서천지역에 아황산가스 등 2차로 생성된 미세먼지가 서울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이 떠 있다는 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2016년 발표되면서, 보령주민들에게는 화력발전소가 돈 보따리는 커녕 건강을 위협하는 재앙의 흉물이기 때문이다. 낡은 석탄발전을 폐쇄하고 새로운 에너지 전환을 통해 청정도시로 거듭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령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보령 1·2호기를 폐쇄하겠다고 하자 갑자기 미세먼지 측정기, 공기청정기 등을 보령지역에 준다고 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지금에 와서 호들갑을 떠는 것이 볼수록 가관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부발전의 보령지역 업체 활용과 제품 소비는 '조족지혈'로 간에 기별도 안가고 있고, 직원들의 주소지도 보령에 거주하는 사람이 50%도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지역 상생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 온 것이다.

더구나 중부발전의 역할 분담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본사가 보령에 있으면서도 지역은 보령화력이 맡고, 중부발전은 중앙을 맡고 있다고 한다. 차라리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지 왜 보령까지 왔을까.

중부발전이 지난 4년간 보령주민들과 상생하고, 주민들이 우리지역 회사라는 동지애가 있었다면 과연 지금처럼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반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개밥에 도토리처럼 지역에 동화되지 못하고, 자기들만의 성을 쌓고 있는 중부발전. 리더의 자질이 부족하면 회사가 위태롭게 된다.
출처: 중도일보 보령=김재수 기자 kjs032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