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복원은 과거라는 외형보다 내적 관계의 복원이어야 한다.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과거 복원은 과거라는 외형보다 내적 관계의 복원이어야 한다.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 이대호 취재기자
  • 승인 2020.02.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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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사진 속에서 발견한 관계

그때는 그랬다

​국가가, 행정이 뭘 알아가고 있다. 과거를 복원하거나 남겨놓아 의미를 찾으려 한다. 중요하다. 과거를 교훈 삼아 후손에게 교육의 소재로 삼아야 한다. 그 대표적 민족이 유대인이다. 아우츠비츠 수용소에 학생들을 데리고 가서 현장을 보여준다. 살아 있는 교육이다. 광경을 보자마자 아이들은 운단다. 선생님은 말한단다. '약하면 이렇게 된다.'. 짧은 말이지만 강력하다. 더 이상의 교육은 없다. 죽음 직면 체험, 오늘에 최선을 다한다. 복원이나 그대로 남겨 놓는 일은 중요하다. 교훈을 얻거나 추억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으니깐. 그러나...

과거에서 바라봐야 하는 내용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여주기식으론 보이는 것으로 끝난다. 이젠 외형에서 내면으로 바라봄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논제를 던진다. 이젠 사람이다. 사람에게로, 사람의 내면으로 시선을 몰아야한다. 물질적 풍요가 망가트린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봉합하고 매만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서대문 여관이 나에게 '훅' 다가왔다. 돈의문 박물관 마을 안에 있었다. 금싸라기 땅에 이런 결정은 행정의 승리라고 본다. 그다음이 문제다. 뻔한 방식의 복원이니 개발이니 하는 것은 이제 그만이다. 여기저기서 다 하고 있는 것으론 금싸라기 땅을 보상받을 수 없다. 다름이 필요하다. 디퍼런트! 사람이다. 인간의 내면이자 관계이다. 이것을 복원시켜야 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손을 잡다

동상이몽, 타자의 시선에서 더불어 함께 함으로

관계를 복원하다

​흑백사진은 마을 경로잔치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날, 나는 고향 사람들의 살아온 삶에 호기심을 갖고 카메라를 들이댔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의 삶은 이랬다. 그들이란 단어보다 우리가 맞겠다. 엄한 아버지와 숨죽였던 아들의 삶 말이다. 상징성이다. 그때는 그랬다는 말로 넘길 수 있지만 꼭 그것이 답은 아니다. 복원은 이런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지금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80대 노부와 50대 아들이 손을 잡고 얼굴을 마주 보며 정겨운 관계로의 복원이다. 복원이란 의미가 좀 다르다. 복원은 원래 있었던 것을 그대로 복귀하는 것이다. 아니다. 내가 말하는 복원의 그 원래는 인간 본연의 삶을 의미한다. 언제부턴가 그 원형에 대한 그릇된 방식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틀어진 상황에서 동상이몽을 꿈꾸며 명령과 불평 그리고 엇갈린 인식 속에서 살아왔던 관계의 단절 말이다. 이것이 복원이다. 인간 원형으로 복원이다. 정겹고 친근하고 두 손 맞잡고 눈빛교환하며.

사람이다.

사람이 제일 힘들어

​사진을 보라. 눈빛과 몸짓. 다 어색한 표정들이다. 요즘 가족들은 그렇지 않다. 내가 권하는 관계는 <서대문 여관> 시절의 삶을 살았던 그 관계이다. 그들의 삶을 매만져야 한다. 어색함이란 단절 현상을 친근함으로 풀어내고 소통하게 해야 한다. 첫 번째는 아버지와 아들이다. 내가 그렇다. 자애로우신 아버지지만 호칭부터가 그렇다. 4남매 중 첫째인 나만 아버지에게 '아버지'란 호칭을 쓴다. 동생들은 '아빠'라고 부른다. 그뿐만 아니라 정겹게 손을 잡거나 진지한 이야기도 얼굴을 보고 말하지 않고 다른 한곳을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이런 관계,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더 정겨울 순 없을까.

노부부의 억지 웃음, 남편의 공식적인 입맞춤은 처음이었다. 시켜서 한 것이지만 색다른 느낌이다. 사진은 그렇다. 사진찍기란 계기는 우선 그들을 체험하게 한다. 이게 시작이다. 풀어낼 수 있는 관계는 이런 어색함으로 시작하지만 답은 서서히 찾아낼 수 있다. 포토테라피의 실행편, 포토플레이가 답이다. 거울은 보자마자 과거가 되지만 사진은 그 현장을 남기며 계속 떠오르게 한다. 막 자극한다.

관계의 복원! 지금이다. 이때다.

[출처] 과거 복원은 과거라는 외형보다 내적 관계의 복원이어야 한다.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작성자 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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