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단위 지자체의 작은 반란” 태안군의 인구증가 시책 ‘성과’
“군단위 지자체의 작은 반란” 태안군의 인구증가 시책 ‘성과’
  • 이용란
  • 승인 2023.06.1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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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달 연속 인구 증가, 전국적 인구감소 추세에도 20년간 하락세 ‘완만’-
-적극적 인구유입 정책으로 귀농·귀어인구 증가, 한국서부발전(주) 본사 이전도 큰 힘-

 

태안군 귀농학교 운영 모습
태안군 귀농학교 운영 모습

 

전국적인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태안군이 추진 중인 각종 인구증가 시책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관심을 끈다.

군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태안군의 인구는 6만 1095명으로 전월 대비 66명 증가했다. 앞서 4월말 인구 또한 3월 대비 18명 늘어 2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범위를 넓혀보면 최근 20년간 태안군 인구는 2003년 6만 3930명, 2013년 6만 2416명으로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급격한 인구감소로 몸살을 앓는 대부분의 비수도권 군단위 지자체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자연적 인구증가를 기대할 수 없음에도 태안군의 인구가 비교적 잘 유지되는 것은 귀농·귀어·귀촌인구의 증가와 한국서부발전(주) 본사 유치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2021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지난해 연간 전출인구(4123명)보다 전입인구(4602명)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귀농·귀촌·귀어의 경우, 군이 2021년부터 시행 중인 ‘전출입자 대상 인구이동 모니터링’에 따른 2022년 한해 전입사유 분석 결과를 보면 태안의 자연환경에 대한 만족으로 귀농·귀촌·귀어를 선택한 인구는 전체 전입인구의 17%에 달한다.

특히, 귀어의 경우 타 지자체의 추종을 불허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태안군의 귀어 인구는 △2017년 188명(2위 보령시 105명) △2018년 131명(2위 보령시 84명) △2019년 122명(2위 신안군 78명) △2020년 161명(2위 신안군 75명) △2021년 186명(2위 신안군 121명)으로 매년 압도적인 전국 1위다.

군 관계자는 “태안은 수도권과 가깝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데다 3면이 바다로 농업인구와 어업인구가 모두 많은 특징이 있다”며 “올해 태안 귀농·귀촌·귀어 상담 건수도 5월말 기준 1107건에 달할 만큼 인기 있는 전입도시”라고 말했다.

태안군은 지난해 충남도 주관 ‘어촌 진입장벽 완화 우수어촌공동체 지원 사업’에 4개 어촌계가 선정될 만큼 이른바 ‘텃세’ 없는 농어촌 조성에 힘쓰고 있으며, 귀어·귀농인 등을 대상으로 ‘내고장 주소갖기’ 운동을 펼치고 정착 교육과 화합 행사, 어선 임대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마련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주)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태안으로 본사를 옮긴 한국서부발전(주)는 올해 6월 현재 1675명(본사 380명, 태안화력발전소 129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전 당시 태안군과 한국서부발전(주)는 순조로운 이전과 직원들의 적응을 위해 57개 상생협력 과제를 이행했으며, 이를 통해 대부분의 직원들이 현재 전입신고를 완료한 상태다.

한국서부발전(주) 관계자는 “직원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약 3~4천 명 가량이 태안에 전입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안군민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지역사회 공헌사업을 지속 추진하는 등 태안에 본사를 둔 기관으로서 앞으로도 상생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은 2025년까지 태안화력이 단계적으로 폐쇄되는 상황에서 세수 감소는 물론 화력발전 관련 직원 및 가족의 이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해상풍력발전을 대안으로 준비해 세수 및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등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청년창업비즈니스센터를 중심으로 청년인구 유입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태안청년창업비즈니스센터는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설자리 제공을 위한 기관으로, 오는 2025년까지 사업비 20억 원을 들여 충남도 균형발전 사업인 ‘태안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 사업화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창업 희망자 대상 1인 오피스 제공 및 사업화 지원 △창업 교육 △청년 네트워킹 및 교육·회의공간 제공 △메이커 스페이스 제공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당초 2025년까지 20개 기업 유치를 목표로 했으나 올해 상반기 이미 목표치를 달성하는 등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밖에도, 군은 고령 인구의 증가에 대응해 노인일자리 사업에 힘써 3년 연속 도내 참여자 수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 하반기 ‘어르신 영양 더하기’ 사업을 추진해 85세 이상 군민에 매월 10만 원의 바우처 포인트를 제공키로 하는 등 살기 좋은 태안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아울러, 내년 해양치유센터 개관 등 ‘체류형 관광지’로서의 변화를 모색해 지역 환경 개선을 통한 귀촌인 증대를 꾀하고, 수도권과의 접근성 개선을 위해 국도38호선 이원-대산 해상교량 건설을 지속 촉구하는 등 강력한 지역발전 정책으로 인구 증가를 통한 미래 태안의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가세로 군수는 “태안에 터 잡은 한국서부발전(주) 등 관내 주요 기관·단체의 적극적인 협력, 그리고 태안만의 특색 있는 인구유입 정책이 빛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및 기업 유치를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군민의 안정 및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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